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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창사 70년 역사에 가장 실패한 채용

BSS™ 2007. 11. 27. 18:00
내년 3월이면 삼성그룹은 창사 70주년을 맞이한다.
하지만 최근 터진 김용철 변호사 폭로사태로 인해 앞날에 먹구름이 가득하다.

사실 국내 기업들에게 경영 외적인 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것은 정치권과 정부의 규제와 부패가 많기 때문이다. 이를 회피하면서 기업 발전을 욕심부리다 보니 보이지 않는 불법이 시도될 수 있다. 물론 거대한 산업자본력의 위력을 알고 있는 자본가들의 의도된 일탈도 있을 것이다.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와 삼성의 해명 및 반박에 대해서는 향후 진행되는 수사과정을 기다려보자. 다만 인재 채용이라는 업(業)의 관점에서 볼 때 어이없는 삼성의 실수을 지적하고 싶다.

1997년 김용철씨 영입은 삼성그룹 창사 70년 역사에 가장 실패한 채용으로 남을 것이다.
이유야 어쨋든 근무했던 기업의 약점을 폭로하면서 천문학적인 금액의 손실을 끼치게 될 것이다. 100억이 넘는 급여와 제반 처우를 합해도 200억이 넘지 않을 비용으로 인해 삼성이 감수하여야할 손실은 수천억원 규모가 될 수도 있다.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유발효과가 감소할 것이며, 글로벌기업으로서의 기업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주가 및 마케팅, 홍보 측면에서 발생하는 손실이 막대할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반면 교사의 계기가 되어 조직에 타격을 가하는 인물들이 추가로 등장할 수도 있다. 또한 연초 정기 임원인사를 평소처럼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전략적인 업무추진에 부담이 될 듯하다. 특히 차세대 먹거리 발굴에 고심하는 시점에서 터진 사건이라 부정적인 영향이 더욱 파급될 것 같아 안타깝다.

삼성그룹을 창업한 古 이병철 회장은 인재선발에 누구보다 큰 관심을 가졌었다.
그래서 '人事의 삼성'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인사관리를 중요시 여겼던 이병철 회장이다. 그는 어떻게 하면 좋은 사람을 뽑을 수 있는지에 대해 평생동안 어려워했다고 한다. 누구보다도 人事에 뛰어난 이병철 회장이었지만 "사업의 승패에 대해서는 확신이 서는데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반반의 확률 밖에는 없다."라는 말을 했을 정도이다.

이병철 회장의 영향으로 삼성그룹은 유난히 인사관리에 강하다는 평가를 들어왔다.
그런데, 1997년 김용철 전직 검사의 채용과정을 살펴보면 삼성 구조본부의 안이한 인사관리가 눈에 띈다. 검사라는 특이한 조직 생리에만 익숙한 인물를 채용하면서 그에 대한 평판조회를 하지 않은 듯 하다. 유난히 강한 자존심, 지나친 자기 자랑과 자부심에 제한되어 있던 인물에 대해 전직 동료들의 평판을 확인하지 않고 덥석 채용을 하였던 것 같다.

특수부 검사에서 부천지검으로 이동하면서 사직하여 스스로 연줄을 통해 삼성에 지원하게 된다. 당시 구조본 인사팀장인 이우희 사장이 소개를 통해 만나보고서 좋은 평가를 내리게 된다. 사람도 믿을만하고 충성심도 있다면서 상부에 보고하니 구조본부장인 이학수 부회장이 만나본 후 채용 결정을 내린 것 같다는 스토리이다.
그 때는 검사 출신의 기업체 근무가 많지 않았기에 아마도 점수를 후하게 주었을 것이다. 당시 상호 필요성과 호의로 접근하면서 누가 현재의 배신이 일어나리라 예견할 수 있었을까?


엄청난 악재를 불러온 삼성의 실수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1차 면접에서 인사를 담당하는 핵심임원이 심층면접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차후 삼성의 기밀을 다루게 될지도 모르는 사람을 채용하면서 생각없는 면접을 하였다. 그런 자리에 사람을 뽑을 때는 2~3시간씩 물고 늘어지면서 철저하게 사람을 흔들어보아야 한다. 일종의 의도된 테스트를 면접형식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둘째, 최종 면접 후에 전직 동료와 주변 인물들을 통해 평판조회를 하지 않았던 것 같다.
당시 검사직을 사퇴한 상황이었기에 평판조회 하기가 쉬운 상황이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체크하였다면 닫힌 마인드가 강했던 인물이었음을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셋째, 인사와 별개로 삼성 구조본 출신 임원들의 신분보장을 지적하고 싶다.
그룹의 기밀과 중요한 업무 경력으로 인해 삼성 구조본 출신 임원들은 승승장구하는 편이다. 그에 따른 신분보장도 기대를 하게 되는 그들이다. "한번 해병이면 영원한 해병"처럼 "한번 구조본이면 영원한 구조본"으로 기대하는 측면이 있는 듯하다. 즉, 구조본 출신 임원들은 왠만하면 삼성에서의 탄탄대로가 보장된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 만일 기대처럼 되지 않는다면 상실감이 클 것이다. 김용철 변호사는 2004년경 권한이 축소되면서 기대가 무너지고 스스로 삼성을 퇴사하게 된다.
또한 권한이 크기에 관여하는 사안에 따라서는 담당임원의 성향이 반영될 수도 있다. 즉, 사안에 참여하는 임원의 고정관념과 습관이 시스템적인 접근에 우선할 수 있는 것이다.

만일 삼성전자 인사부서가 일반 임직원 채용하듯이 철저하게 시스템적 채용절차를 거쳤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랬다면 김용철씨는 채용과정에서 탈락했을지도 모를일이다.

여타 그룹에서도 임원직 채용시에는 계열사 사장급 면접과 그룹 회장 면접을 거치는 경우가 많다. 가끔 진행과정을 모니터링 해보면 그들도 늘상 채용을 매개로 사람을 대하는 헤드헌터들보다 사람을 보지 못한다는 사실을 느낀다. 경력과 인성을 파악하는 사람 평가에 있어서 보이지 않는 사람의 특성을 알아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제라도 사람의 숨어있는 잔상을 알아보는 채용전문가를 두어야 한다. 그렇다고 역술가를 둘 수는 없기에 업무 전문성과 직감력이 뛰어난 헤드헌터를 활용해보라.
나처럼 육감이 뛰어난 헤드헌터라면 김용철 변호사 사태를 오래 전에 방지할 수 있지 않았을까? 궁금하다면 지금이라도 초빙해 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