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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종 칼럼] 길게 보고 승부하라

 길게 보고 승부하라

우리는 살면서 순탄한 시절과 기분 좋은 오르막 길 속에서는 행복을 쉬이 잊곤 합니다.

대신 내리막 길을 통해서 지나간 시간들이 곧 행복이었음을 깨닫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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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막 길에 대한 혜안을 빌릴 수 있는 조지 마셜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마셜플랜으로 알려진 조지 마셜은 동년배인 맥아더 장군보다 2년 먼저 소위로 임관하지만 군 생활이 순탄치 않았습니다.

 

1901년 소위로 임관한 조지 마셜은 1915년까지 중위에 머물며 심각하게 퇴역을 고려합니다. 마침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야전분야에 능한 그는 1918년엔 중령으로 빠르게 진급합니다. 하지만, 맥아더는 1918년에 이미 최연소 장군으로 진급했으며, 1930년에는 사성장군인 최연소 육군참모총장이 됩니다. 조지 마셜은 그로부터 6년 후인 1936년에야 장군이 되니, 맥아더보다 장군 진급은 무려 18년이나 뒤지는 편이지요.

 

그런데, 빨리 진급한 맥아더는 오성장군으로 1937년 퇴역하지만, 조지 마셜은 준장 진급 3년만인 1939년 육군참모총장으로 발탁됩니다. 당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소장 20명과 중장 4명을 제치고 별 하나인 조지 마셜을 사성장군인 육군참모총장에 파격적으로 임명하지요. 2차 세계대전 발발로 국내외 전시 협조체제를 이끌 수 있는 적임자는 조지 마셜 밖에 없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맥아더는 1941년 태평양전쟁 발발로 태평양지역사령관으로 복귀하지만, 전성기를 맞이한 조지 마셜은 1947년 국무장관과 1951년 국방장관을 역임하면서 전후 복구와 세계평화에 기여합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1953년엔 노벨평화상을 수상하지요.

 

늦은 진급을 인내하면서 뒤늦게 빛을 본 조지 마셜은 우리에게 길게 보고 승부하라는 교훈을 남기고 있습니다. 엄청난 내리막 길을 만나더라도 결코 두려워 하거나 슬퍼할 필요가 없는 거지요. 그 다음에 나타날 오르막을 준비하면서 자신을 갈고 다듬는다면 좋은 기회를 붙잡을 수 있습니다.

 

오래 전의 직장 후배가 찾아 왔었습니다. 직장 상사로부터 구조조정 대상자로 언질을 받았다고 낙심이 매우 컸습니다. 지금 기업과 개인들이 힘든 시기를 만나고 있습니다. 인생의 7할은 실패의 연속이라고 하기에, 누구나 살면서 내리막 길을 만나기 마련입니다. 고통을 감내하면서 다시 오르막 길을 찾아가는 여정을 시작해야 하지요.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이 런던 시내를 폭격해오자, 처칠은 라디오 방송을 통해 영국 국민들에게 외칩니다.

Never, Never, Never give up !

그리고 승리하지요.

힘겹고 어려워도 절대로 포기하지 말고, 길게 보고 승부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