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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직업에 대해 생각하는 겨울방학을

[출처] 내일신문  2008.1.17  설동근 (부산광역시 교육감)
진로·직업에 대해 생각하는 겨울방학을

희망찬 무자년 새해를 맞이한 지도 어느새 보름이 지났다. 올 한 해도 모든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고 우리 교육도 새해 아침에 떠오른 눈부신 태양처럼 꿈과 희망을 안겨주며 새롭게 도약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지금쯤 고3 수험생들은 정시 전형에 따른 논술과 면접, 구술고사 등 모든 일정을 마치고 결과를 애태우며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또한 많은 학생들은 긴 겨울방학을 맞아 그동안 뒤떨어졌던 교과 공부와 학교에서 할 수 없었던 다양한 체험을 경험하고 있을 것이다.
이번 겨울방학에는 자신의 진로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차분하게 생각해보았으면 좋겠다. 정말 내가 좋아하는 일은 무엇인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어떤 것인지를 깊이 생각해보고 미래의 청사진을 그려보기 바란다. 부모들도 자녀들의 진로에 대해 자녀들과 함께 많은 대화를 나눠보기를 권하고 싶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불확실성의 시대다. 지식과 기술이 급속하게 팽창하고 사회구조가 다양화됨에 따라 직업도 단기간에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고 있다. 아울러 산업화·도시화가 진전되면서 분업이 가속화되고 직업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일부 미래학자는 2010년이 지날 때 쯤이면 6개월 단위로 직업의 25%가 소멸하고 새로운 직업이 생성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공계학생 절반이 학과에 불만

그런데 지난해 한동대학교가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KAIST, 한동대 등 5개 대학 이공계 학생 8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공계 기피 현상에 관한 의식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조사대상의 49.1%가 전공을 바꿀 생각을 했거나 변경할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선망하는 상위 5개 직업은 의사 한의사 공무원 치과의사 변리사 순으로 의료직이 절반에 가까운 48%였다고 한다.
절반에 가까운 학생이 현재 학과에 만족하지 못하고 소득과 안정성이 높고 평생 동안 보장된 직업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한 나라 경제의 선진화 척도는 직업의 다양성이라고 했다. 국가가 균형 있게 발전하려면 다양한 직업에 우수한 인재들이 골고루 분포되어야 하는데 특정한 직업에 대한 쏠림 현상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지난 연말 채용정보 사이트인 ‘잡코리아’에서 발표한 ‘2007년 올해 인기를 끌고 있는 직업 베스트 10’을 보자. 각광을 받고 있는 직업은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는 사뭇 다르다. 이색적인 직업들이 대부분이다.
펀드매니저, 국제협상 전문가, 프라이빗뱅커(예금·자산관리), 정보시스템보안 전문가, 부동산감정평가사, 헤드헌터(이직·전직 소개), 방송사 아나운서, 바리스타(커피 제조), 소믈리에(와인 관리·추천), 운동치료사 등이 직업 베스트 10에 올라 있다.
‘US뉴스&월드리포트’는 지난해 3월호에서 미국에서 인기 있는 ‘2007년 최고 직업 10걸’로 기금 모금가, 고등교육 행정가, 조경건축가, 사서, 경영컨설턴트, 의료과학자, 검안(檢眼)사, 의사보조원, 학교심리치료사, 시스템 분석가 등을 꼽아 미래 직업에 대해 많은 점을 시사해 준다.

선진화 척도는 직업 다양성

이러한 직업들은 향후 10년, 20년 뒤 각광받는 직종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우리 교육청에서는 지난해 11월20일부터 23일까지 부산전자공고에서 ‘2007 전문계고 직업교육박람회’를 열어 학생 및 학부모들에게 다양한 직업에 대해 정보를 제공하고 체험해보는 진로·직업교육의 장을 마련하여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이제 우리 교육도 올바른 직업의식을 갖게 하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진로·직업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우리 부모들도 직업에 대한 의식을 새롭게 갖고 자녀들에게도 다양한 직업에 대한 적극적인 안내를 통해서 미래에 대한 꿈과 비전을 가꾸어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