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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쿠키뉴스  2008.2.5  김용권 기자
시린 세상 데우는 얼굴없는 천사들

"얼굴 없는 천사, 당신들이 있어 세상은 따뜻합니다."

전북 전주에서 사업을 하는 60대 남자는 올 초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은행 계좌에 8000만원을 입금했다. 이 남자는 당시 전화를 걸어 "돈을 좀 부쳤으니 좋은 데에 써달라"는 말만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이 남자가 모금회에 돈을 기부한 것은 벌써 4년째. 그는 2005년 7500만원을 입금한 데 이어 이듬해 6000만원, 지난해 5000만원 등 모두 2억6500만원을 보냈다. 이 남자는 작은 회사를 운영하면서 번 돈 가운데 가정과 직원들을 위해 쓰고 남은 것 대부분을 기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 두달간 모금한 액수는 32억5400여만원으로 '사랑의 온도계' 온도는 112도(목표 112% 달성)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모금액 가운데 58%는 단체나 회사가 아니라 개인이 낸 것으로 전국 평균인 30%보다 배 가까이 많다. 이들처럼 이름을 알리지 않은 후원자들의 크고 작은 정성으로 인해 우리 사회가 좀더 훈훈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모금회에 따르면 전주시 인후동에서 붕어빵 장사를 하는 40대 남자는 두세달에 한번 50만원씩 들고 동사무소를 찾아온다. 이 남자가 보내온 돈은 해마다 200만∼300만원으로 지난 5년간 1000만원이 넘는다. 그는 "어린 시절 어렵게 살았지만 지금 마음만은 여유롭게 살고 있다"며 "다른 사람들도 살면서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다.

김제의 한 회사에 다니는 외국인 노동자 30여명은 매달 15만여원을 모아 모금회에 전달하고 있다. 몽골 베트남 필리핀 등에서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에 온 이들은 많지 않은 봉급 가운데 한 달에 5000∼1만원의 성금을 내고 있다. 물론 이 회사의 40대 사장도 해마다 2000만원 정도를 보내오고 있다.

단칸방에서 홀로 살면서 막노동으로 3년째 매달 10만원을 보내오던 70대 할아버지. 석달째 연락이 뜸했던 이 할아버지는 지난해 말 공동모금회를 찾아와 5만원을 내놓으며 "그동안 몸이 아파 일을 하지 못했다"고 미안해해 직원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지난해 말 남편을 잃은 60대 할머니(전주)는 생전 남편으로부터 받은 용돈을 모은 돈 300여만원을 어려운 이웃에게 써달라며 기부했다.

이밖에 전남이 고향인 74세 할아버지는 100만원짜리 수표 20장을 내놓고 차 한 잔 마시지 않고 일어섰으며, 경기도 안산에 사는 70대 노인은 지난해 12월 초 5000만원을 기부했다. 군산에 사는 한 변호사는 지난달 말 1500만원짜리 수표를 내놓고 바람처럼 사라졌다.

여기에 지난해 말 2029만원을 놓고 가는 등 동사무소에 8년째 수천만원씩 기부한 전주의 '얼굴 없는 천사'는 이미 유명하다.

박완수(52) 공동모금회 사무처장은 "정말 많은 분이 크나큰 정성을 보내주고 있다"며 "고마운 분들의 이름을 모두 챙겨야 도리지만 숭고한 뜻을 받들어 그 성금은 희망과 용기를 필요로 하는 곳곳에 소중히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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